- [격투기] 찝찝한 승리… UFC 파이터 송야동 “미안하다. 다시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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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FC 제공 |
승자가 도리어 미안하다며 ‘재경기’를 요청했다.
세계 최고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에서 활약 중인 중국인 파이터 송야동이 주인공이다. 밴텀급(61.2㎏)서 아시아 최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그는 전 UFC 플라이급-밴텀급 챔피언 헨리 세후도를 넘어섰다. 지난 23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클라이밋 플레지(기후서약)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세후도 vs 송야동’ 메인 이벤트에서 7위 세후도 상대로 3라운드 종료 후 테크니컬 판정승(29-28, 29-28, 30-27)을 거뒀다.
송야동은 타격 공방에서 앞서며 경기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레그킥이 주효, 이에 맞선 세후도는 왼쪽 다리 대미지로 왼손잡이 자세로 전환하며 싸워야 했다. 또한 송야동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세후도의 공격도 전부 막아냈다. 세후도가 금메달을 땄을 때 생계를 위해 올림픽 경기장 앞에서 기념품을 팔았던 10살 소년 송야동이 17년 후 그를 이긴 것이다.
다만, 석연치 않은 전개가 있었다. 3라운드 당시 세후도가 펀치를 던지며 들어올 때 송야동의 손가락에 눈이 찔려 시야가 제한돼 경기 속행이 불가능해졌다. 세후도는 5분 휴식 후 3라운드까지는 마쳤지만, 눈이 보이지 않아 경기 전담 의사가 경기를 중단시켰다. 송야동의 눈 찌르기 반칙은 고의적이지 않은 걸로 인정받아 실격패로 처리되지 않았다. MMA 통합 규정에 따르면, 5라운드 경기의 과반인 3라운드까지 채웠기에 경기는 판정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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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UFC 제공 |
두 선수는 모두 재대결을 요구했다. 송야동은 승자 인터뷰에서 눈 찌르기 반칙을 두고 “전적으로 사고였다”며 “이런 결과를 원하지 않았다. 세후도에게 미안하다. 다시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에게 사과하며 “이번 경기에서 많은 걸 배웠다. 재대결에선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다”는 세후도는 “계속 하고 싶었지만, 내가 볼 수 없으면 송야동에게 얻어맞게 될 것이었다. 우린 100% 다시 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이 경기를 또 보고 싶지 않다”면서 재대결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이어 “송야동은 좋아 보였다. 왜 그가 굳이 눈을 찔렀겠는가?”라며 반칙이 고의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송야동은 이번 승리로 UFC 무대 11승1무3패를 마크했다. 통산 전적은 22승 1무 8패 1무효다. 또한 이번 경기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 정상급 수준임을 확실히 입증했다. 지난해 전 챔피언 표트르 얀과 막상막하의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송야동은 세후도와의 재대결이 아니라면 또 한 명의 전 UFC 챔피언인 션 오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내 목표는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라며 “또 한 번의 기회를 준다면 모두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종원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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