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317야드 쾅’…오베리의 구형 드라이버와 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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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우승
타이틀리스트 TSR2 드라이버로 317야드 ‘쾅’
3R까지 신형 GT2 쓰다가 구형 클럽으로 교체
‘드로 바이어스’ 더 적용됐고 높은 관용성 겸비
‘시니어용 클럽’ 인식 7번 우드가 ‘비밀 병기’
전장 긴 홀에 유리하고 긴 러프에서도 유용
‘317야드.’ 지난 17일(한국시간)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정상에 오른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기록한 드라이버 티샷 거리다. 317야드는 이날 18번홀에서 기록된 가장 긴 비거리다. 오베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타이틀리스트의 TSR2(9도)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오베리는 이 대회 3라운드까지 신형인 GT2 드라이버를 사용했다가 최종 4라운드에서 2022년 출시 모델인 TSR2로 바꿔 18홀을 치렀다. 오베리는 드라이브 샷에 큰 강점을 보인다. 지난 시즌 드라이브 샷 평균 비거리 310.1야드(22위), 티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 0.502타(14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그가 기록한 티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는 전체 출전 선수 중 6위(1.414타)였다. 2라운드에선 1위(1.685타)에 올랐다. 3라운드에서 그 수치가 27위(0.070타)로 뚝 떨어진 오베리는 원래 쓰던 TSR2 드라이버로 클럽을 바꿨다.
최종 4라운드에서 오베리가 기록한 티샷 이득 타수는 37위(-0.314타)로 전날보다 더 떨어진 수치였다. 오베리는 전반 5번홀까지는 버디 2개, 보기 2개를 번갈아 기록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기록으로는 보이지 않는 수치가 분명히 있을 거라는 분석이다.
TSR2는 압도적인 스피드와 높은 관용성을 겸비해 최대 비거리를 보장한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닷컴은 “오베리는 TSR2이 GT2보다 ‘드로 바이어스’가 더 적용돼 있을 거라고 느꼈을 것이다. 당시 대회장 바람 방향에 변화가 있어 드로 구질을 치고 싶었을 수도 있고, 또 TSR2에 대한 자신감이 더 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드로 바이어스’는 헤드 무게 중심이 드로 구질이 생기도록 세팅해, 슬라이스 구질을 막아주고 관용성 극대화에 초점을 둔 설계다.
540야드의 전장의 18번홀에서 티샷을 317야드 때린 오베리는 두 번째 샷을 위해 의외의 장비도 꺼내 들었다. 바로 7번 우드(테일러메이드 스텔스 2)다. 7번 우드로 친 오베리의 두 번째 샷은 243야드나 날아가 그린을 살짝 지나쳤다. 그린 주변 20m 거리의 칩샷을 핀에 가깝게 붙인 오베리는 2m 버디 퍼트를 잡아, 매버릭 맥닐리(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7번 우드는 같은 로프트 각도를 가진 3번 아이언이나 4번 하이브리드보다 헤드 바닥이 넓고 타격 면적이 커서 다루기 더 편하다. 또 억센 러프에서 탈출하기도 유용하다. 이 때문에 50세가 넘는 시니어 골퍼나 초보자, 여성들이 애용하는 클럽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PGA 투어 정상급 선수들도 종종 쓰는 클럽이 됐다. 오베리도 예외는 아니다.
오베리는 7번 우드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고탄도·저탄도 샷, 컷 샷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칠 수 있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부터 7번 우드를 처음 쓰기 시작했다고 소개하며 “이 코스는 긴 파3, 파4 홀이 있어 7번 우드를 시도하기 좋은 대회다. 긴 러프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은 이번에만 대회장을 토리파인스 골프장으로 옮겼다. 길고 질긴 이 골프장의 러프를 탈출하기 위한 오베리의 비법인 셈이다. 7번 우드는 긴 러프에서 웨지만큼 공이 잘 뜨고 웨지보다 거리를 많이 보낼 수 있어 훨씬 유용하다.
오베리는 이번 대회에서 모든 샷 부문에서 상위 20위 안에 들 정도로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나흘 동안 티샷으로 얻은 이득 타수 4위(2.855타), 아이언 샷 이득 타수 4위(5.432타), 그린 주변 쇼트게임 이득 타수 15위(1.713타), 퍼트로 얻은 이득 타수 18위(2.310타)다.
오베리가 사용한 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의 T100(4번~피칭), 웨지는 타이틀리스트 보키 디자인 SM10(50·54·60도), 퍼터는 오디세이 화이트 핫 버사 #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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