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화가 났다" 전체 1순위 출신 국대 아포짓이, 경기당 6득점 외인에 밀려 웜업존이라니...말 아닌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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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했던 OK저축은행의 공격력, 결국 신호진이 들어가니 풀린다.
국가대표 아포짓 신호진은 이번 시즌 소속팀에서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많다. 외국인 공격수 크리스와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확실하게 앞서 있는 것도 아니다.
기록으로 보면 신호진이 월등히 낫다. 신호진은 이번 시즌 25경기에 나서 289점을 올린 반면 크리스는 20경기 185득점에 그쳤다. 이뿐 아니라 신호진은 공격 성공률(50.97%) 등 대부분의 공격 지표에서 크리스(41.64%)를 크게 따돌리고 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이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알면서도 크리스를 쓸 수밖에 없는 그의 입장도 일정 부분 이해는 간다. 크리스(210cm)의 신장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아포짓은 공격뿐만 아니라 사이드 블로킹에서도 할 일이 많다. 더욱이 수비 이후 반격에 주력하는 OK저축은행으로선 미들블로커와 함께 유효 블로킹을 잡아 줘야 할 신호진(187cm)의 작은 키가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공격수는 결국 득점으로 말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최근 OK저축은행은 우리카드와 2연전을 펼쳤다. 지난 31일 방문경기에서는 크리스가 2일 안방경기에는 신호진이 차례대로 선발로 나섰다. 앞서 1-3으로 패한 OK저축은행은 설욕전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단 한 경기 만에 결과를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신호진은 이날(2일) 블로킹 3개와 서브 1개를 포함 21점을 올리며 김건우(27점)와 함께 쌍포를 이뤘다. 이 경기 전까지 OK저축은행은 구단 최다 9연패 타이를 기록 중이었다. 팀이 10연패 수렁에 빠지는 것을 막아낸 뒤 신호진은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했다. (부)용찬이 형을 필두로 시작하기 전에 오늘은 무조건 잡아보자고 말했다. 그 말에 악을 쓰면서 했다"고 털어놓았다.
신호진은 이날 4세트 팀이 28-27로 매치 포인트를 맞이한 때 퀵오픈 공격으로 직접 승부를 매듭 지었다. 여기서 자신이 실수하면 까딱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다는 부담보다는, '한'을 눌러 담아 날린 일격이었다. 오기노 감독이 세터 쇼타에게 날개가 아닌 중앙을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까닭에 오픈 찬스에도 좀처럼 공이 오지 않자, 주 공격수로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던 것이다.
신호진은 "(공격수인) 내가 결정하는 위치니까 (끝내기 공격을) 하고 싶은데 속공을 사용하라는 주문이 있어서 화가 났다"며 "계속 나한테 공이 안 올라와서 (답답한 마음에) 웃음이 나더라"고 돌아봤다.
9연패를 끊어낸 OK저축은행은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5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이번 시즌 지금까지 삼성화재와 네 번 만나 모두 졌다. 신호진은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온다면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는 "나는 외국인 선수를 대신해 뛰기 때문에 책임감과 무게감을 더 느낀다"며 "(이번 시즌) 삼성에 한 번도 못 이겼는데 (기회가 온다면) 충실히 준비해서 경기를 잘해 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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