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백업의 독한 독기' 쓰러져도 금방 일어선다, 우리가 원하는 '투혼 배구'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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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수원, 박연준 기자)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 팬들도 이 투혼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배구장을 찾는다.
쓰러져도 다시 일어선다, 김동영의 독기… 한국전력의 희망이 되다
외국인 선수의 부재, 그리고 주포 서재덕의 이탈. 겉으로 보기엔 한국전력에게 연이은 악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위기는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작용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선수가 있었다. 바로 김동영이다.
지난 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김동영은 주전으로 나서며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팀이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누군가 공격을 이끌어야 했고, 김동영은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비록 팀은 풀세트 끝에 패배했으나, 30득점, 공격 성공률 48.15%라는 수치는 단순한 백업 선수가 아닌, 팀을 이끄는 주축 선수로서 손색이 없었다. 마치 외국인 선수처럼 팀의 중심에서 맹활약했다.


기회를 잡은 김동영,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경기 도중 예상치 못한 순간이 찾아왔다. 몸에 갑작스럽게 통증이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김동영은 주저하지 않았다. 웜업존 뒤편에서 단 10초 정도 처치를 받은 후 다시 코트로 돌아와 강력한 서브와 공격을 퍼부었다. 몸이 아팠을 터, 그러나 그는 이를 이겨냈다. 왜냐하면, 그에게 이번 경기는 단순한 한 경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김동영은 벤치에서 기회를 기다리던 선수였다. 그리고 주전의 공백이 생긴 순간, 그는 망설이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해냈다. 경기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다시 일어나 코트에 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는 그가 왜 이 경기를 절대 놓칠 수 없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위기 속에서도 한국전력은 새로운 해결책을 찾았다
한국전력은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리그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다. 개막 후 5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는 듯했지만, 외국인 선수 엘리안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어렵게 영입한 마테우스마저 시즌 아웃 판정을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여기에 주포 서재덕까지 부상으로 빠지면서 팀 운영이 더욱 어려워졌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매 경기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가고 있다. 엘리안이 빠졌을 땐 구교혁이라는 대체 선수를 발굴해냈고, 이번엔 김동영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팀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백업 선수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한국전력은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권영민 감독 역시 경기 후 김동영의 활약을 인정했다. "잘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을 텐데 끝까지 최선을 다해줬다. 전체적으로 처음 선발로 나선 경기였음에도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한국전력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또 하나의 희망이 됐다.


독기 품은 백업 선수들, 한국전력의 생존 전략
팀이 위기에 빠지면, 벤치에서 대기 중이던 선수들에게도 책임이 생긴다. 그들은 언제든 코트에 나서야 하며, 준비가 되지 않으면 그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한국전력의 백업 선수들은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권영민 감독은 "비시즌 동안 백업 선수들이 다소 약하다고 판단해 대비를 많이 했다. 주전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함께 훈련하며 공백이 생겨도 충분히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러한 신뢰 관계가 경기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전력의 '닭장(웜업존)'에는 언제든 코트에 나설 준비가 된 선수들이 대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선 김동영이 그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
배구는 단순한 기술과 실력만으로 승부가 결정되지 않는다. 때로는 코트에 나서겠다는 의지,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겠다는 정신력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김동영은 이번 경기에서 그것을 증명했다.
그가 보여준 투혼은 한국전력의 시즌을 이어가는 데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아내는 선수들이 있는 한, 한국전력은 여전히 강한 팀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김동영의 다음 경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MHN스포츠 수원, 박연준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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