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 최강팀과 최약팀을 오가는 ‘도깨비팀’의 전형...정관장, ‘흥정연전’ 2전 전패로 챔프전 직행 티켓은 물 건너갔다 [남정훈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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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당시 삼성화재의 배구를 외국인 선수에게만 의존하는 ‘몰빵배구’라 폄하했지만, 몰빵배구도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다른 팀들도 외국인 선수의 공격 점유율을 45% 이상, 때로는 5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몰빵배구를 구사했지만, 삼성화재의 그것을 이겨내지 못했다.
이유가 있다. 배구는 세 번의 터치를 거쳐 상대에게 넘기는 스포츠다. 공격은 마지막 세 번째 터치다. 앞의 두 번의 터치를 제대로 해내야만 외국인 선수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는 배구가 완벽하게 구현될 수 있다. 과거 ‘삼성화재 왕조’는 석진욱(KBSN스포츠 해설위원), 여오현(IBK기업은행 수석코치)가 코트 후방에서 완벽한 리시브와 수비를 담당하고, 세터 유광우(대한항공)의 안정적인 경기운영과 토스, 외국인 선수에게 쏠린 공격부담을 덜어줄 2옵션 아포짓 박철우(KBSN스포츠 해설위원), 상대 공격의 예봉을 꺾고, 세터나 리베로가 토스를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는 세터 역할까지 해낸 미들 블로커 고희진(정관장 감독), 지태환(삼성화재 코치)까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코트 위의 6명이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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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왕조의 일원이었던 고희진 감독은 지도자가 된 이후에도 과거 삼성화재 시절의 철학을 강조한다. 기본기와 연결동작, 쓸데 없는 범실 줄이기. 그러나 고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원정 경기에서 기본기, 연결동작, 범실 싸움에서 밀리며 세트 스코어 1-3(21-25 25-22 10-25 23-25)로 패했다.
지난달 30일 4라운드 맞대결에 이어 사흘 만에 열린 5라운드 맞대결까지 공교롭게도 연전으로 치러진 흥국생명과의 두 번의 맞대결. 이전까지 파죽의 13연승을 달리던 정관장으로선 연전을 모두 잡으면 흥국생명과의 승점 차를 1점 차까지 줄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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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가 마무리된 4세트 23-24 상황을 보자. 흥국생명 이고은의 토스를 받아 때린 김연경의 퀵오픈이 블로킹에 바운드되어 너무나도 완만하게 정관장 코트로 들어왔다. 받기만 하면 바로 반격해 듀스를 만들 수 있는 상황. 그러나 리베로 노란은 이해할 수 없는 역동작에 걸리며 주춤했다가 공을 향해 몸을 날렸지만, 공은 그대로 코트 위로 데굴데굴 구르고 말았다. 플라잉 디그를 시도할 공도 아니었고, 역동작에 걸릴 만큼 공이 제대로 맞고 튀는 상황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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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이 자랑하는 1옵션인 메가(인도네시아)는 이날 45.1%의 공격 성공률로 24점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보다 성공률이 다소 떨어졌지만, 준수한 공격 성공률이다. 그러나 기록을 뜯어보면 달라진다. 이날 메가는 상대 블로커들에게 무려 10차례나 공격이 막혔다. 공격 효율이 21.57%로 성공률에 비해 반절 이상 떨어진 이유다. 블로커들에게 10차례나 막힌 것은 메가 본인이 공을 끌고 내려와 때린 것도 있지만, 메가에게 연결된 공이 흥국생명 블로커들이 막기 쉽게, 메가의 스킬로 다양한 앵글 중 한 코스를 고르는 게 아닌, 어느 한 앵글을 강요받는 연결을 해줬다는 얘기다. 고희진 감독도 “연결이 붙기도 했고, 메가도 끌고 내려오면서 공격을 했다.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 감독은 경기 뒤 경기 총평에 대해 묻자 “오늘 흥국생명 선수들의 수비나 투지, 집중력이 상당히 좋았다”며 입을 뗐다. 이는 곧 정관장의 수비나 투지, 집중력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다. 고 감독 역시 “우리는 하지 말아야할 범실을 많이 했다. 훈련 때 강조하는 게 경기에서 나온다”라며 아쉬워한 뒤 “흥국생명은 서브나 수비, 연결 동작이 좋았다. 오늘은 그 부분에서 갈렸다. 우리는 수비나 연결에서 쉬운 볼이 코트에 떨어지는 게 많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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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의 다음 상대는 2위 현대건설. 7일 대전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치른다. 이날마저 패한다면 정관장은 2위 자리도 쉽지 않아진다. 7일 현대건설을 상대하는 정관장은 어떤 팀일까. 누구도 이길 수 없는 강팀? 아무도 이길 수 없는 약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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