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 "목표는 챔피언, 박현성도 이길 것"... 몽골 전사의 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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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자르갈은 몽골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하다. |
ⓒ UFC제공 |
"옥타곤에 들어온 이상 UFC 챔피언이 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대학 전공을 살려 거기에 맞는 일을 하고싶다. 몽골인으로 태어난 것이 자랑스럽다."
오는 9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쿠도스 뱅크 아레나서 있을 UFC 312 대회 플라이급 매치에서 한국의 박현성(29)과 일합을 겨룰 투멘뎀베렐 냠자르갈(26·몽골)은 욕심 많은 파이터다. 종합격투가로서의 성공에 더해 이후의 행보까지 어느 정도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대초원의 몽골 조상들처럼 세상을 호령하고 싶은 포부가 가득하다.
통산 9전으로 전적은 많지 않지만 화끈하고 강하다. 2020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이후 8연승을 내달렸는데 그 기간 중 판정승은 단 한번(13%)뿐이었다. 타격으로 2번(25%), 서브미션으로 5번(63%) 승리를 가져갔다. 2023년 '로드 to UFC 시즌 2'를 통해 UFC와 인연을 맺었다. 직전 경기에서 아쉽게 패하기는 했지만 스플릿 판정패였다.
박빙의 승부였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세는 살아있다. 하지만 신인(UFC 기준) 파이터에게 연패는 위험하다. 옥타곤에서의 생존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때문에 한국의 박현성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위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결의에 차있다. 흔치 않은 몽골 출신에 화끈한 파이팅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라 성적만 받쳐준다면 주최 측에서도 관심 가질만한 캐릭터다.
냠자르갈은 기대주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무명에 가깝다. 국내 UFC 열성 팬들 조차 그를 몰랐던 이가 대다수다. 솔직히 말하면 기자도 몰랐다. 코리안 파이터 박현성의 상대로 확정된 이후 알게 됐고 그제야 어떤 선수인지 궁금해 각종 영상이나 자료를 찾아보았다. 이후 UFC 측의 도움을 받아 지난 4일 화상통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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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자르갈은 자신의 강한 힘의 비결로 조상들의 유전자와 몽골의 자연환경을 꼽았다. |
ⓒ UFC 제공 |
"몽골인들은 조상들로부터 강한 힘을 물려받았다"
-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컨디션은 어떤가?
"뭐, 딱히 다를 것은 없다. 평소와 똑같다. 압박감 같은 것은 느끼지 않는다. 몸과 마음 모두 이번 경기에 나설 준비를 끝마쳤다."
- 직전 경기에서 커리어 첫 패배를 당했다. 무엇이 문제였다고 생각하는가? 더불어 어느 부분을 보강 했는지도 궁금하다.
"경기를 다시 봤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경기에선 내 실수를 보완한 모습을 보여줄 거다.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주에는 옥타곤에서 내가 가장 잘하는 걸 할 거란 거다. 지난번 경기에선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난 내가 잘하는 걸 하지 않았다. 난 그래플링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래플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다. 그래플링으로 공격에 나설 거다. 지금까지 옥타곤에서 내 그래플링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번에 보여주겠다."
- 그럼 그래플링이 타격보다 더 자신 있다는 것인가?
"물론이다. 난 그래플링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다. 하지만 타격전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자신있다. 난 웰라운드한 파이터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타격보다 그래플링이 더 익숙하고 편하다."
- 스플릿 판정패라 아쉬운 점도 많았을 듯 싶다. 보통 아슬아슬하게 승부가 갈리는 경우에는 패한 쪽도 '어, 내가 이긴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지않는가.
"하하핫, 맞다. 처음에는 내가 이겼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어쩌면 무승부일지도 모른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판정은 달랐다. 개인적으로 그 경기는 내가 절대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링네임이 'Art of Knockout'이다. 누가 지어줬으며 뜻이 궁금하다. 그냥 글자 그대로 읽어서 나오는 뜻 말고 숨은 뜻 같은 것이 있으면 말해달라는 의미다.
"2023년 일본에서 싸웠을 때 이 별명이 생겼다. 난 일본 글래디에이터 플라이급 챔피언 와타나베 마사유키를 경기 시작 7초 만에 KO시켰다. 굉장히 쉬운 경기였다. 그때 일본에서 '아트 오브 넉아웃'이란 별명이 생겼다."
- 닉네임에 비해서 넉아웃 승은 2번 밖에 없다. 대신 서브미션 승이 많다. 별명에 넉아웃 대신 서브미션을 넣어야 되는 것 아닌가?
"일본 챔피언을 KO시켰기 때문에 난 아트 오브 KO가 인상적인 닉네임이라고 생각했다. 타격이 그래플링보다 더 인상적이고, 흥미진진하다. 그래서 그들이 나를 아트 오브 레슬링이나 아트 오브 그래플링이 아닌, 아트 오브 넉아웃으로 부른 거다."
- 힘이 무척 세다고 느꼈다. 몽골인이 힘이 좋기로 유명한데 그런 유전적인 영향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유전자와 환경 모두 복합적이다. 몽골의 자연 환경이 큰 역할을 담당한다. 몽골 사람들은 조상으로부터 강인한 힘을 물려받았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더해서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는 굉장히 가혹한 기후 환경을 갖고 있다. 여름에는 굉장히 덥고, 겨울에는 굉장히 춥다. 우린 거기에 적응해야 한다. 몽골 자연에서 하는 가축을 모는 것과 같은 모든 활동들은 근력을 향상시킨다. 그게 몽골인이 강한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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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자르갈은 박현성과의 경기는 무조건 자신이 이긴다고 장담하고 있다. |
ⓒ UFC제공 |
"박현성과 승부? 존중하지만 경기는 내가 이길 것"
- 상대인 박현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갈 생각인가?
"박현성에 대해 조사했다. 그를 파이터로서 존중한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싸우는 한국인이다. 곧 그가 실전에서 얼마나 잘하는지 보게 될 거다. 더 강한 자가 이길 거다."
- 당신과 박현성은 모두 톱노이 키우람을 상대로 싸웠다. 공통의 상대를 근거로 놓고 비교해본다면 누가 더 나은 거 같나?
"톱노이 키우람은 경험 많은 무에타이 파이터였다. 당시 부상이 있어서 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절대 상대를 과소평가할 수 없다. 실제 경기에선 어떤 일이든지 벌어질 수 있다."
- 이번 경기 결과를 예상해본다면?
"물론 내가 이길 거다. 몇 라운드에 이길 건지는 말하지 않겠다. 상대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경기에선 무슨 일이든지 벌어질 수 있다. 하지만 내가 100% 이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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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냠자르갈(사진 오른쪽)은 코너 맥그리거의 경기를 보고 파이터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했다고 한다. |
ⓒ UFC 제공 |
"코너 맥그리거에게 영감받아"
- 격투기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어떻게 되는가?
"내가 10대였던 2015년에 코너 맥그리거가 싸우는 걸 봤다. 그를 보고 MMA에 빠져버렸다. 나는 내 스스로를 시험하고 싶었다. 그리고 훈련을 시작했다. 2017년에 몽골에서 토너먼트에 나가서 3등을 기록했다. 6번을 싸워 5번 이기고, 1번은 스플릿 판정패했다. 코너 맥그리거가 내게 영감을 줬다. 2015년에 맥그리거는 몽골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았다. 그때 난 친구들과 함께 훈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스타트를 끊었다."
- 격투기 외의 관심사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여가 시간이 있을 때면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원한다. 난 몽골 여행에 나선다. 총을 들고 사냥을 한다. 오늘 시드니에서도 가게에서 망원경을 구경했다. 몽골에 돌아가면 또 사냥을 하러 갈 거다. 우리 몽골인에게는 사냥꾼의 피가 흐른다."
- 몽골 최고 명문대학인 몽골국립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있다. 원래 공부를 잘했는가?
"정치학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공부를 하고 있다. 나는 몽골에 대한 연구를 한다. 난 우리 혈통에 대한 모든 걸 알고 싶다. 난 역사 공부를 굉장히 잘했다. 수백 년 전에 살았던 칭기즈 칸과 같은 황제들에 대해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역사 공부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모든 걸 계획해 두고 공부를 시작했다. 언젠가 내가 파이터로서 은퇴할 거란 걸 안다. MMA는 젊은이들의 스포츠다. 45살까지 할 수는 없는 법이다. 은퇴하고 나면 전공에 맞는 일자리를 찾을 거다. 그러려고 대학에서 정치학 공부를 하는 거다."
- 그렇다면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될 생각도 있는가?
"난 우리나라 정부를 믿는다. 하지만 내가 은퇴할 때 정부에서 날 필요로 한다면 당연히 그 길을 추구할 거다. 모든 게 가능하다. 나라 상황이 안 좋게 돌아간다면 내가 정치인이 될 수도 있다."
- 아직 한창 젊은데, 앞으로 어떤 파이터로 나아가고 싶은가?
"오직 한 가지 목표만 갖고 있다. UFC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다른 UFC 파이터들도 모두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난 스스로를 믿고, 누구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 목표다."
- 끝으로 좌우명이 있으면 궁금하다.
"난 굉장히 전통적인 몽골 가정에서 태어났다. 내가 눈을 떴을 때 난 우리 집의 장남이었다. 난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을 타기 시작했고, 레슬링을 하며, 몽골 가정에서 필요로 하는 일들을 했다. 아까 말했듯이 몽골은 여름에는 굉장히 덥고, 겨울에는 굉장히 춥다. 그렇기 때문에 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모든 걸 견뎌낼 수 있다. 몽골 가정에서 태어난 남자들은 모두 그렇다. 몽골 남자답게 사는 게 내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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