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얘, 충신 없니?' 토트넘 전 감독이 현 감독에게..."포스테코글루 너희 사단이 원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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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비록 그의 아들인 제이미 레드냅처럼 누군가를 강하게 질타한 것은 아니지만, 토트넘의 전(前) 감독 역시 작금의 암흑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7일 영국 '토크스포츠'에 나선 해리 레드냅 전 감독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이 가는 곳에 아무도 데리고 가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저는 그가 터치라인 부근에 있는 것을 지켜보지만, 어떤 코칭스태프도 그에게 다가가 '감독님, 이거 어때요?'라고 의견 개시를 하는걸 못 봤다"고 덧붙였다.

레드냅 전 감독은 지난 2008년 후안데 라모스 전 감독의 후임으로 토트넘에 부임했다. 이전에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사우샘프턴, 포츠머스 감독을 역임했다. 첫 경기에서 볼튼 원더러스를 상대로 데뷔승을 거두는 등 차츰 팀 성적을 반등시켰고 09-10시즌에는 토트넘의 첫 챔스 진출을 일궈내기도 했다. 그러나 차츰 부진에 빠지다가 11-12시즌 챔스 진출을 목전에서 놓친 후 끝내 경질됐다. 이후 현재 양민혁이 임대로 활약하고 있는 퀸즈 파크 레인저스, 버밍엄 시티 등을 전전하다 감독직을 내려놓았다.
그의 아들이자 토트넘 선수 출신, 해설가인 제이미 레드냅은 최근 리버풀전 패배 후 "손흥민은 주장감이 아니다"라고 작심 비판을 날리기도 했다.


현재 토트넘은 그 어느때보다 위기에 빠져있다. 토트넘의 현재 리그 성적은 14위(8승3무13패, 승점 27점)로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진작 물건너갔다. 여기에 카라바오컵 탈락, FA컵 조기 탈락등으로 연속 치명타를 먹었다.
선수단의 대거 부상이 가장 굵은 문제로 대두된 상황. 굴리엘모 비카리오, 라두 드라구신, 제임스 매디슨, 데스티니 우도기, 티모 베르너, 크리스티안 로메로,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 윌슨 오도베르, 미키 판더펜까지 부상 명단에 올랐고, 여기에 히샤를리송이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1월 이적시장이 열리자 토트넘은 안토닌 킨스키, 마티스 텔, 케빈 단소 등을 영입했지만 한 경기마다 늘어나는 부상자를 막아내기엔 턱도 없다.

심지어 직전 애스턴 빌라전을 치르면서는 '이적생' 케빈 단소가 볼 경합을 하다가 마커스 래시포드와 충돌해 머리를 다치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했다. 다행히 단소의 부상은 크지 않아 재경기가 가능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단순히 긁히는 상처에도 심장이 철렁할 만 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경질설은 일찍부터 대두된 상황이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경기를 주도하고 흥미로운 축구를 선보이는 색채로 호평받기도 했다. 다만 세부 전술이 없고 세트피스에 대한 대처가 없는데다 선수단의 체력을 매우 많이 소비하는 전략으로 비판의 도마에 오른 상황이다.
당장 그를 경질한다 해도 위기의 토트넘을 선뜻 맡아줄 감독 후보군을 물색하기도 어렵다. 토트넘 수뇌부는 일단 두고보려는 듯 하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기브미스포츠'를 통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임박한 징후'는 아직까지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레드냅 전 감독은 작심발언을 꺼냈다. 그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게 매우 외로운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의 주변에는 어떤 의견이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주변에 '그래요' 혹은 '아니요'만 할 줄 아는 사람만 있는건 하나도 쓸모없다. 그게 걱정이다. 나는 상 강한 의견을 피력할 줄 아는 사람들을 데리고 다녔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하나의 공통 분모를 또 찾자면, 코칭스태프는 왔다갔다 움직이는 감독들과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스퍼스 웹'은 이를 두고 "레드냅 전 감독의 의견에 동의한다"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리버풀전 0-4 대패 당시 터치라인 부근에서 고립된 사람처럼 보였다. 사실 리그의 타 팀과 비교하자면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맨체스터 시티만 해도 당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그의 코치들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볼 수 있다. 리버풀도 그렇고, 뉴캐슬도 그렇다"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그러나 우리 팀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냥 멀뚱멀뚱 서있기만 할 뿐이었다. 이는 고려할만한 사항인데 대부분 감독들이 새 팀에 합류할 때는 자신의 사단을 이끌고 오기 때문이다. 이는 토트넘이 현재 부족한 공통 목표와 철학을 향해 나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을 지휘할 때도 자신의 사단을 따로 이끌고 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을 당시 그는 대부분 토트넘 선수 출신 코치로 사단을 조직했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을 제 경력의 주요 부분으로 봤다"며 "저는 호주 대표팀을 맡았었지만 A-리그에서는 수석 코치 자리조차 없었다. 기회가 왔을때 가능한한 많은 코치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한다"고 답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성적 부진으로 인해 그의 말 대부분은 설득력을 잃은 상황이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17일 영국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
사진= 게티 이미지, 연합뉴스,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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