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계획대로 가고 있어" 김기동 감독과 FC서울, 흔들리지 않는다…"우승 약속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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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사령탑 김기동 감독은 언제나 높은 기대를 받는 지도자였다.
그리고 김 감독은 항상 부담감 위에서 파도를 타며 그 기대에 부응했다.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고 2년 차에 뛰어난 지도력을 바탕으로 포항을 리그 3위와 FA컵(현 코리아컵) 4강으로 이끌고 그해 3위 팀 감독으로는 최초로 올해의 감독에 올랐다. 3년 차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을 차지했고, 4년 차 리그 3위, 5년 차에는 코리아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지도자 커리어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김기동 감독이 서울로 적을 옮긴 2024시즌은 그가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았던 시즌이었지만, 김 감독은 5년 만에 파이널A 진출이라는 성적으로 또다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면서 모든 우려를 불식시켰다.
2025시즌을 앞둔 지금은 우려는 사라지고 기대만 남았다. 김기동 감독이 지난해에도 기어코 성공을 거뒀기에 '김기동 2년 차'를 맞은 이번 시즌에 대한 기대가 지난해보다 더욱 커진 상태다.
아예 '우승'이라는 단어가 돌아다닌다. 지난 2023년 트로피를 든 경험이 있는 김 감독에게도 이제 우승은 낯설지 않은 말이지만, 개막전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우승 후보로 지목받는 상황은 부담으로 다가올 법하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서울의 전지훈련지인 가고시마에서 만난 김기동 감독의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그는 오히려 "3년 안에 우승하겠다고 했는데 그 안에 할 자신이 있다"며 어깨를 쭉 폈다.
서울에 부임할 당시 "우승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었으면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던 김기동 감독은 계획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자신있게, 하지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김 감독은 "올해가 될지, 내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해주니 좋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지 않나. 난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서울이 이번에 강등될 것 같다'는 말보다 낫다. 좋은 말들을 해주면 좋은 기운이 생길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더니 금세 진지해진 표정으로 "계획대로 잘 가고 있다. 작년에도 초반에는 정말 좋지 않았지만, 어쨌든 마지막에는 원하는 만큼 갔다"며 "계획대로 차근차근 올라가야 한다. 빠르게 올라갈수록 떨어지면 아프다. 너무 확 올라가면 기대치도 높아진다. 이렇게 계획대로 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주변에서도 차근차근 오래 살아가는 사람이 강하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이 우승이라는 말의 무게를 모르는 건 절대 아니었다. 김 감독은 포항 시절 거둔 성공의 이면에 존재했던 역경을 통해 경험을 얻었고, 그 경험을 지금까지도 곱씹고 있기에 '계획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다. 덕분에 김 감독은 주변의 부채질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김기동 감독과 서울은 다른 K리그 구단들의 날 선 견제 속에서 2025시즌을 치러야 한다.
김기동 감독을 만난 5일, 한국에서는 ACL에 출전하는 K리그 4개 팀이 모이는 미디어데이가 진행됐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HD의 김판곤 감독과 김기동 감독의 뒤를 이어 포항을 지휘하고 있는 박태하 감독, 그리고 김 감독과 함께 K리그를 대표하는 전술가인 광주FC 이정효 감독 모두 서울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말을 아낀 전북 현대의 거스 포옛 신임 감독을 제외하고 모두가 서울을 우승권 팀으로 분류한 것이다.
반대로 김 감독은 울산과 전북 두 현대가(家) 구단들, 그리고 지난해 여름과 올해 겨울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한 대전하나시티즌이 우승 경쟁을 벌일 거라고 내다봤다.
김 감독은 "(울산은) 세대교체를 잘했다. 수비수들이 나쁘지 않고, 공격에도 좋은 선수들이 많다. 스쿼드 상으로는 괜찮은 것 같다. 전북은 계속 우승 후보로 이야기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에 부진했지만) 그래도 항상 우승했던 팀이고, 경기에 들어가면 다르다. 전북과 우리, 그리고 대전이 경쟁하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서울은 오는 15일 제주SK와의 원정 경기로 2025시즌의 첫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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