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 기어코 2위 경쟁 균열 냈다! KT, LG-현대모비스 침묵 사이 ‘조용히 등장한 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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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경기 다 이겨서 2위 싸움하겠습니다.”
하나 남은 4강 직행 티켓의 주인은 누가 될까. LG와 현대모비스의 2위 전쟁에 KT가 참전을 선언했다.
남자프로농구가 6라운드를 시작하면서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봄농구 진출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는 가운데, 2위 자리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7일 기준 2위는 LG(28승 17패), 그 뒤를 공동 3위인 KT와 현대모비스(이상 27승 18패)가 1.0경기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정규리그 1, 2위에게 주어지는 특권, 4강 직행 티켓은 단 하나만 남았다. SK가 지난 16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면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남은 한 자리를 두고 LG, KT, 현대모비스가 마지막 혈투를 벌인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2위 경쟁의 주연은 LG와 현대모비스였다. KT는 경기 차가 벌어지면서 조연으로 남는 듯했지만, 막판 스퍼트를 올려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타이밍이 좋았다. 단독 2위 자리를 노리던 LG와 현대모비스는 지난 14일 맞대결에서 연장 혈투를 벌였다. LG가 아셈 마레이의 버저비터 득점으로 승리하며 단독 2위에 올라섰다. 웃은 건 LG뿐이 아니었다. 피로도가 쌓일 대로 쌓인 LG를 보며 KT도 슬며시 미소 지었다.
미소는 함박웃음이 됐다. 지난 16일 현대모비스와 LG가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치열한 혈투의 여파가 발목을 잡았다. KT는 LG를 90-62로 완파했고, 현대모비스는 KCC를 만나 76-102의 대패를 맛봤다. KT가 3위에 오른 배경이다. 경기 후 문정현은 “남은 경기 다 이겨서 2위 싸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위라는 순위가 미스터리였다. KT는 올 시즌 야투 성공률 40.6%로 리그 최하위, KBL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림이 야속할 정도로 슛이 말을 듣지 않았다. 대신 높이와 강한 수비를 앞세워 싸웠다. 리그서 리바운드 1위(38.5개)다. 이에 외국인 선수 이슈가 연쇄적으로 발생해도 중위권을 지킬 수 있었다. 2월 들어선 더 끈끈한 수비를 구축했다. 5라운드 최소 실점 1위(69.1점)가 증명한다. 상대에게 유발한 턴오버도 평균 12.9개로 1위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고 했던가. 마침내 슛도 터졌다. LG전에서 야투 성공률 52.5%(19/23)를 기록했다. KT가 올 시즌 야투 성공률 50%를 넘은 건 지난해 12월20일 한국가스공사전(50.9%) 이후 처음이다. 짠물 수비로 상대를 꽁꽁 묶고 공을 림에 집어넣으니 이길 수밖에. 선봉장엔 캡틴 허훈이 섰다. 허훈은 최우수선수(MVP) 출신이지만 올 시즌 부상 여파로 기복이 컸다. 최근 5시즌 가운데 올 시즌 평균 득점이 13.3점으로 가장 낮았다. 에이스 모드를 가동한다. 이날 허훈은 19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리를 결정지었다.
수장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허훈이 기복을 줄이고 전처럼 단신용병급 활약을 펼친다면, 2위 수성도 꿈이 아니다. 더불어 다음 경기(19일)부턴 조던 모건의 발목 부상 탓에 일시 대체로 영입한 제럴 마틴이 출전한다. 마침 상대도 SK다. SK는 우승을 확정해 더 이상 정규리그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부을 필요가 없다. 부상당하지 않고 PO를 준비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4강 직행 꿈을 이룰 최적의 기회가 KT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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