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피치 피플] 떠나지 않은 '파검의 피니셔' 무고사, "이제 인천은 두 배로 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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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치앙마이/태국)
▲ 피치 피플
인천 유나이티드
FW 무고사
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존왕의 신화'를 이어가지 못하고 K리그2로 떨어졌을 때, 그들이 자랑했던 많은 스타들이 팀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개 강등당하는 팀들은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선수들을 잃어왔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2024시즌 K리그1 득점왕 무고사는 타 팀들이 가장 노릴 만한 선수였음이 분명했다. 러브콜은 쏟아질 것이고, 팀이 위기에 놓였을 때마다 '인천은 강하다'라는 걸 골로서 증명했던 이 로맨틱 가이도 결국은 흔들리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2025시즌 개막을 앞둔 지금, 무고사는 여전히 '파검의 피니셔'다.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아마도 경험하기 싫었을 K리그2 개막을 앞두고 있는 무고사를 인천의 동계훈련 캠프였던 치앙마이에서 만나 물었다. 왜 떠나지 않았는지, 무엇 때문에 인천에 남았는지 꽤 직설적인 질문을 던졌는데, 그는 웃으면서 답했다. 사랑하니까. 무고사는 자신과 인천의 관계를 단순히 선수와 클럽의 관계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이 어려운 상황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다"
Q: 반갑습니다! 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먼저 듣고 싶어요
"네, 모든 게 좋습니다. 저는 정말 기대되고, 새로운 시즌이 기다려져요. 새로운 감독님, 새로운 코칭 스태프, 그리고 새로운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요. 지난 3주 동안 정말 좋은 훈련을 했어요. 우리 팀 분위기를 만들고 전술을 정비하는 좋은 시간이었어요. 물론 아직 더 발전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정말 좋아요."
Q: 이 얘기부터 먼저 하죠. 작년에 인천이 강등당했는데도 팀에 남았어요. 그 얘기부터 듣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인천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간단해요. 여기는 저에게 제2의 고향이거든요. 그리고 저는 인천이 어려운 상황에서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몇 년 전에는 일본에서 뛴 적이 있죠. 제가 인천을 떠나기 전 팀은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었어요. 그해 전반기는 정말 좋은 시즌이었거든요. 그때 팀을 떠났었는데, 그때는 K리그2로 강등될 가능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빗셀 고베로 이적했었죠."
"하지만 지금은 팀이 정말 힘든 시기를 겪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팀에 남아서 이번 시즌 승격을 위해 돕기로 결심했어요 물론 쉽지 않을 거예요. K리그2는 모두가 어렵다고 말하는 리그죠. 하지만 새로운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우리 선수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골들로 팀이 다시 K리그1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Q: 영입 제안도 많았을 텐데, 뭐가 그렇게 인천이 좋은 걸까요?
"네, 많은 이적 제안이 있었어요 그렇지만 저는 더 이상 이 팀을 떠나고 싶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이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저를 사랑해주시니까. 저는 이미 이 클럽의 레전드가 되었고 저도 이 팀을 너무 사랑하거든요. 게다가 제 가족도 중요합니다. 가족들이 이곳에서 정말 행복해하거든요."
"이 팀이 이렇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떠날 수 없었어요. 저는 최선을 다해 팀을 돕고 싶어요. 승격이 가능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최선을 다해서 이 팀을 다시 K리그1으로 승격시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그렇게 된다면 저는 다시 행복해지겠죠."
"물론, 지금도 인천에 남아 있어서 행복해요. 하지만 인천이 K리그2에 있다는 사실은 너무 속상해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게 제일 중요한 점이예요. 인천을 향한 사랑이거든요. 어떤 선수와 클럽은 단순한 관계를 넘어서는 유대감이 있는 법이죠. 저와 인천은 단순한 선수와 클럽의 관계가 아니에요. 그 이상이에요. 모든 인천 팬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죠. 저도 물론이고요."
"돈을 생각했다면 그냥 일본에 남았을 것"
Q: 얘기를 들을수록 로맨틱 가이, 충신 느낌이 들어요. 돈을 쫓는 요즘 분위기를 보면 더욱 그래요.
"그래요. 만약 제가 돈만 생각했다면 그냥 일본에 남아서 돈을 벌었을 거예요. 그러고 나서 인천에 왔겠죠 그런데 "괜찮아, 난 충분히 일본에서 돈을 벌었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돈에 신경 쓰지 않았어요. 저는 그냥 인천으로 돌아와서 다시 행복해지고 싶었거든요. 다시 경기에 나서고 싶기도 했고요. 인천은 제가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팀이었습니다."
"물론 우리 선수들은, 돈을 벌려고 뜁니다. 저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받는 돈은 일본에서 받았던 것보다 적고 아마 몇몇 중국 클럽들의 제안보다도 적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아요. 왜냐하면 저는 마음속으로 정말 행복하니까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저는 행복할 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죠. 팬들은 저에게 많은 지지와 사랑을 주시니 그 보답으로 저는 그들에게 골과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 합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제 가족들도 인천에서 정말 행복해요. 우리는 모두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이건 간단한 얘기예요. 인천은 우리에게 몬테네그로 다음으로 제2의 고향이에요. 저는 한국과 인천을 사랑해요. 정말 많이."

"수비적인 K리그2, 하지만 득점 기회는 있다"
Q: 전지훈련 이야기를 해보죠. 지금 인천이 어떻게 변하고 있나요?
"윤정환 감독님은 정말 훌륭한 분이에요. 그리고 작년 K리그 최고의 감독이셨죠. 저는 예전부터 그를 알고 있었어요. 예전에 일본 세레소 오사카와 사간 토스에서도 일하셨잖아요? 거기서도 잘하셨잖아요. 작년에 강원에서도 일하셨고 정말 훌륭한 성과를 내셨죠."
"이제 저는 그의 지도 방식과 세부적인 부분들을 직접 보고 있는데요. 정말 좋은 전술을 가지고 계시고, 선수들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요. 이런 점들이 정말 중요해요.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간의 유대감을 형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해요. 이 팀의 정신력이 올 시즌 정말 중요한 요소가 될 거예요. 감독님은 이런 부분을 잘 조절하는 법을 알고 계시고 저는 그런 점이 정말 좋아요."
"우리는 감독님의 전술을 잘 따르고 있고, 그동안 정말 좋은 훈련을 했다고 생각해요. 감독님도 지금까지의 진행 과정에 만족하고 계실 거예요. 시즌 개막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그동안 세부적인 부분들을 많이 개선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면 결국 좋은 결과를 낼 거라고 생각해요."
Q: 그간 멀리서 지켜봤을 K리그2, 어떻게 평가하나요?
"작년에 저는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뮬리치와 많이 이야기했어요. 뮬리치는 제 형제 같은 사람이거든요. 뮬리치가 K리그2에서 뛰는 건 정말 어렵다고 했어요. 왜냐하면 거의 대부분의 팀들이 6명에서 많게는 7명까지 수비를 해 골을 넣기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여전히 득점할 기회는 있죠. 왜냐하면 K리그2에서는 실수가 많기 때문이죠."
"우리는 이 실수를 영리하게 활용해야 해요. 상대가 패스 실수를 하면 그 실수를 이용해서 골을 넣어야 해요. 그러면 상대 팀은 골을 넣기 위해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때 다시 한 골 더 넣으면 돼요. 그리 되길 바랍니다. 물론 이번 시즌은 38경기가 있기 때문에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이 리그에서 어떻게… 플레이해야 할지 저도 잘 몰라요. 왜냐하면 K리그2에서 뛴 경험이 없거든요. 지난 시즌 K리그2 경기를 몇 경기 봤는데, 특별한 점은 없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집중해야 해요.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할지, 어떻게 하면 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어이없는 실수를 줄여 불필요한 실점들을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해요. 이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에요."
"그리고 시즌 초반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첫 다섯 경기 중 네 경기가 홈에서 열려요. 그래서 홈팬들 앞에서 서너 경기 혹은 다섯 경기를 이긴다면 그런 흐름이 시즌 내내 좋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지금부터 인천은 두 배로 강해야 한다"
Q: 분위기가 좀 무거워서 농담성 질문 하나 할게요. 작년 대구전 때 골키퍼 봤던 경기 얘기해주세요
"그 경기도 재미있었죠. 물론 재미있었지만, 저는 제 역할을 잘 해냈어요. 우리는 그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는데요. 비록 제가 한 골을 내줬지만, 두세 번의 위기에서 제가 정말 좋은 선방을 보였어요. 저는 예전에도 항상 골키퍼를 존중한다고 말해왔어요. 왜냐하면 뒤를 돌아서 골문을 보면, 골키퍼가 정말 크게 보이거든요. 그때 저는 '골키퍼를 정말 존중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저에게는 좋은 경험이었고, 팀 역사에도 남을 일이었어요. 제가 K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시즌에 제가 골키퍼로 뛴 적도 있다는 역사를 남겼으니까요."
Q: '인천은 강하다' 세리머니로 유명했잖아요? K리그2에서는 승격을 노리니까 그 뉘앙스가 완전히 달라야 할 것 같은데요.
"그래요. 인천은 정말 강해야 해요. 수비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실점을 많이 하게 되면 승격할 수 없으니까요. 우선 우리의 골문을 지켜야 하고, 그다음에 골을 넣어야 해요. 그 말은, 인천이 공격과 수비 모두 강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인천은 두 배로 강하다'가 되어야 해요. 두 배로 말이예요(웃음)."
"네, 물론 쉽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저는 이 도전을 원해요. 저는 준비되어 있고, 팀도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앞서 말했듯이 개막전까지 시간이 있으니, 그때까지 감독님이 요구하는 세부적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면 인천은 앞으로 더 강해질 거예요."
Q: 반드시 승격을 기대하는 인천 팬들에게 새 시즌을 맞아 메시지를 전한다면?
"솔직히…, 저는 (강등 때문에) 여전히 힘들고 아파요. 그리고… 화가 나요. 왜냐하면 우리가 지금 이런 상황에 처해 있으니까요. 이 화를 원동력으로 삼아 승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거예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할 거고 팀원들을 도와서 승점도 많이 가져올 겁니다. 당연히 이 클럽을 위해 희생할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인천은 K리그2에 있을 팀이 아니거든요. 이 팀은 K리그1에 있어야 할 팀이고 한국 최고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인천 팬 여러분, 이번 시즌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우리를 응원해 주세요. 우리는 여러분이 필요해요. 다가오는 11월에 승격을 다함께 축하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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