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들어가는 공 걷어낸 환상적인 수비' 김민재, 그러나 지쳐버린 후반전에는 불안… 이렇게 힘든데 안 바꿔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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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가 홀슈타인킬 상대로 펼친 전반전은 완벽했다. 문제는 후반전의 급격한 체력고갈과 경기력 저하였다.
1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독일 분데스리가 20라운드를 치른 바이에른뮌헨이 홀슈타인킬에 4-3으로 승리했다.
바이에른은 16승 3무 1패로 20경기 승점 51점을 따냈다. 선두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승리다. 최근 리그 6연승이다.
킬은 3승 3무 14패로 승점 12점에 머무르면서 여전히 강등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상대가 강등권이지만 발목 부상을 달고 뛰어 온 김민재는 쉴 수 없었다. 에릭 다이어, 요시프 스타니시치가 모두 벤치에서 대기하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선발 센터백 자리를 지켰다. 김민재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알 수 있는 선발 투입이긴 하지만 몸놀림은 약간 무거웠다.

전반 26분 김민재가 한 골 넣은 것과 다름없는 수비를 해냈다. 세트피스 공격이 무산된 직후 킬의 속공이 이어졌고, 마지막 패스가 빗나간 것이 오히려 양팀 선수를 모두 속인 꼴이 되면서 루이스 홀트비의 노마크 기회가 됐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조차 위치를 잡지 못했기 때문에 빈 골대에 공을 밀어 넣을 수 있는 상황. 김민재가 재빨리 골라인으로 달려가 공을 걷어냈다. 결정적인 블로킹이었다. 김민재는 수비 성공 직후 관중석을 향해 포효했다.
김민재가 중앙으로 준 공을 자말 무시알라가 받아 직접 전개하는 게 최근 바이에른의 대표적인 중앙 공격 루트다. 이날 전반 31분에도 김민재가 내준 공을 무시알라가 받아 슛까지 이어가면서 김민재의 키 패스 1회가 기록됐다.
김민재는 보통 전진을 자제했지만, 전반 추가시간에는 확실한 기회를 포착하고 올라가 측면에서 공을 빼앗아냈다. 곧바로 팀의 측면 돌파 기회로 이어지는 전진수비였다.
빌드업에서도 비중이 컸다. 전반전 패스 60회 중 상대 공을 빼앗으면서 논스톱으로 연결한 1개만 빗나가고, 나머지 59개는 동료에게 연결됐다.
후반 15분 코너킥을 김민재가 받았다. 헤딩슛이 제대로 골대를 향하지는 못했다.
전반전 깔끔했던 경기와 달리 후반전 김민재는 조금씩 지쳐가는 기색이 있었다. 실점으로 직결된 패스미스가 아쉬웠다. 후반 17분 킬이 강한 압박으로 한 골을 따냈다. 연달아 압박에 휘말리던 중 김민재가 공을 받으러 내려오던 세르주 그나브리에게 패스했는데 가로채기 당했다. 킬의 티모 베커가 핀 포라트에게 패스했고, 포라트의 날카로운 슛이 골문 구석에 꽂혔다.

후반 20분에는 라이머의 느슨한 수비로 실점 위기가 올 뻔 한 상황에서 김민재가 하레스의 돌파를 막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바이에른은 후반 추가시간에 2골을 연달아 내주며 한 골 차까지 추격 당했다. 이때 바이에른 선수들이 일제히 체력고갈로 문제를 겪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특히 시작할 때부터 몸놀림이 무거웠던 김민재는 막판에 힘을 짜내 뛰는 것이 중계화면으로도 눈에 띌 정도였다. 김민재는 두 번째 실점 상황에서 블로킹을 시도하다가 철퍼덕 넘어지고, 세 번째 실점을 내줄 때는 상대 공격수 스티븐 스크십스키에게 추월당했다.
다행히 동점이 될 수도 있었던 킬의 마지막 위협적인 공격은 김민재가 막아냈고, 이후 바이에른의 반격이 이어진 끝에 한 골 차 승리는 지켰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바이에른과 대표팀을 통틀어 단 1경기만 거르고 모두 선발 출장했다. 이날 바이에른은 점수차를 4골로 벌린 뒤 일찌감치 교체카드 5장 중 4장을 썼다. 그다지 체력이 떨어지지 않은 선수들을 먼저 빼줬고, 지칠 만한 선수를 교체해 준 건 해리 케인 정도였다. 가장 힘든 김민재와 요주아 키미히 중 한 명을 빼주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었다.
그동안 매주 2경기씩 치러 온 김민재는 이 경기 이후 모처럼 6일 뒤 베르더브레멘전까지 체력을 회복할 기회가 생겼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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