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덩치만 키우던 LIV, 이젠 내실도 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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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번째 시즌 오늘 스타트… 유망주 영입으로 질적 성장
‘4R 72홀’ 탈피… ‘3R 54홀’ 컷 탈락 없이 경쟁
팀 간 트레이드·방출로 재미 더해… 승강제도 도입
욘 람 등 슈퍼스타부터 신성 장유빈까지 한 무대

2025년 LIV 골프가 7일 오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리야드골프클럽에서 대장정을 시작했다. 오는 8월까지 7개월 동안 4개 대륙의 9개 나라에서 단체전 형식으로 열리는 최종전을 포함해 총 14차례 대회를 연다.
LIV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2022년 출범했다. 시작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차별화를 뒀다. 기존 골프대회의 규격인 ‘4라운드 72홀 방식’에서 벗어나 ‘3일간 54홀’에서 ‘컷 탈락 없이 경쟁’한다. 기존 골프대회가 1번 홀과 10번 홀에서 차례로 경기를 시작하는 것과 달리 LIV는 시간 단축을 위해 각 홀에서 모든 선수가 동시에 출발하는 ‘샷건’ 방식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개인적인 요소가 강했던 기존 골프와 대비하기 위해 팀 제도를 도입한 LIV는 이에 더욱 재미를 더하기 위해 팀 간 선수 트레이드와 이적, 방출 등 새로운 요소도 넣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PGA투어의 유명 선수를 영입하는 데 주력하던 LIV는 선수 규모가 커지면서 승격과 강등제를 도입, ‘새 얼굴’을 위한 프로모션 대회를 2023년 연말부터 개최했다.
LIV와 기존 골프대회의 가장 큰 차이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하는 막대한 상금이다. LIV의 출범 이후 위기감을 느낀 PGA투어는 상금 규모가 비슷한 특급대회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상금을 더해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LIV는 호주 출신 그레그 노먼 전 CEO가 현역시절 구상했던 월드골프투어가 현실로 이뤄진 결과다. 노먼 전 대표는 1994년 월드골프투어의 창설을 추진했다가 좌절을 맛봤다. 하지만 노먼은 LIV의 출범을 함께하며 30년이 가까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자신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필 미켈슨과 더스틴 존슨, 브라이슨 디섐보,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 등 PGA투어의 간판으로 활약하던 여러 스타 선수를 차례로 데려오며 보기 좋게 복수를 했다. 2021∼2022시즌 PGA투어가 끝난 뒤 캐머런 스미스(호주), 호아킨 니만(칠레) 등도 LIV로 향했다. 2022∼2023시즌을 마친 뒤에는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우승(4승)을 챙긴 욘 람(스페인)마저 LIV와 손을 잡았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6관왕에 올랐던 장유빈이 한국 선수 최초로 합류했다. PGA투어를 노리던 장유빈은 해외 진출의 첫 단추로 LIV를 선택했다. DP월드투어에서 활약하며 ‘제2의 로리 매킬로이’로 평가받았던 톰 매키빈(북아일랜드) 등 유망주의 합류도 계속됐다. 둘은 나란히 2002년생으로 동갑내기다. PGA투어의 ‘과거’와 ‘오늘’은 물론, ‘미래’까지 대거 LIV의 품에 안긴 셈이다.
하지만 무섭게 성장하던 LIV는 올해부터 기존 노선에서 다소 벗어난 행보를 예고했다. 스콧 오닐 CEO의 선임이 대표적이다.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약했던 오닐 CEO의 영입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의미한다. 효과는 확실하다. 미국 전역에 중계를 시작하고 미국골프협회(USGA)가 LIV 선수에게 US오픈 본선 및 예선 출전권 부여를 제도에 명시하는 등 달라진 위상을 확인하고 있다. 2023년 여름 PGA투어와 충격적인 합병 소식을 전한 뒤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는 현 상황도 마무리 지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LIV 측 인사로 분류됐던 ‘골프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은 두 단체의 합병에 속도를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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