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 한국선수 6년만에… 김아림, LPGA투어 개막전 정상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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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림은 3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레이크 노나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개막전 힐턴 그랜드 베이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적어낸 김아림은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르다(27·미국)를 2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4억4000만 원)다.
이 대회는 최근 2년간 LPGA투어의 우승자들에게만 출전 기회를 준다. 김아림은 지난해 11월 롯데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참가했다. 당시에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했던 김아림은 3개월 만에 다시 한번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고 통산 3승을 거뒀다. 김아림은 2020년 12월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처음 우승했다. 메인 후원사를 메디힐로 바꾼 뒤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해 의미가 더욱 남달랐다. 김아림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시즌 초반에 우승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또 3개월 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시즌의 시작을 알리게 돼 뿌듯하다”며 “LPGA투어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대회라 훌륭한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성적으로 우승하게 돼 다른 대회 우승보다 더 특별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아림은 평균 287야드(약 262m)의 드라이버샷을 날렸지만 우승을 이끈 원동력은 퍼트였다. 전날까지 김아림에게 4타 뒤졌던 코르다는 14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맹렬히 추격했다. 김아림보다 한 조 앞에서 플레이한 코르다는 15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 선두까지 올랐다. 하지만 김아림은 15번홀 버디로 다시 한 타를 앞선 데 이어 1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
18번홀(파4)에서도 두 타 뒤진 코르다가 버디를 잡아내며 먼저 홀아웃했는데 김아림 역시 ‘챔피언 퍼트’를 중거리 버디로 마무리하며 정상에 올랐다. 김아림은 “16번홀 버디 퍼트를 성공하면서 ‘좋은 흐름을 마지막까지 잘 이어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의 영웅’ 양희영 언니(36)에게 특별히 감사하다. 올랜도에서 희영 언니와 같은 집에 지내며 연습을 했다. 희영 언니가 내게 항상 많은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2위에 자리한 양희영은 경기 후 김아림에게 생수를 뿌리며 우승을 축하했다.
김아림이 개막전부터 시즌 첫 승을 올리며 한국 여자 선수들의 시즌 전망도 밝아졌다. 지난해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은 3승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최근 10년간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고, 2022년(4승)보다 더 나쁜 성적표였다. 지난해 첫 우승은 16번째 대회였던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양희영 우승)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김아림이 개막전부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지은희가 개막전에서 우승한 2019년에 한국 선수들은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15승을 올렸다. 김아림은 “첫 우승이 일찍 나왔지만 남은 시즌 목표는 변함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것들을 코스에서 잘 실행하는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에 후원을 결정해준 메디힐과 함께 좋은 소식을 더 많이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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