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골프 이제는 세계로] 스윙하면 AI가 입체적 분석 … 첨단 시뮬레이터로 美 정복 > 스포츠이슈

석재호 크리에이츠 대표
엔지니어가 직원 절반이상
기술력·편리함 장점으로
매출액 60% 미국서 올려
AI 접목·무인 스튜디오 등
새로운 사업영역 확장 지속
매경·KPGA 골프엑스포서
아마골퍼 스윙 분석 도울것

◆ K골프 이제는 세계로 ◆

석재호 크리에이츠 대표가 유니코의 골프 론치 모니터 위에 손을 올려놓고 있다. 매경GOLF

'유니크한 한국이 되자'는 의미를 담은 유니코(Uneekor)는 골프 시뮬레이터 전문기업 크리에이츠의 미국 자회사명이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해 기술력과 합리적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유니코는 10년도 안 돼 트랙맨, 포어사이트와 함께 3대 골프 시뮬레이터로 자리 잡을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자회사 QED를 흡수합병한 유니코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골프 시뮬레이터 하면 한국'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게 최종 목표다.

석재호 크리에이츠 대표는 "아직 골프 시뮬레이터 시장이 틈새시장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더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유니코는 고가에서 저가까지 라인업을 갖췄으며 과감하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에서 유니코에 대한 하드코어한 로열 고객층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향후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프 시뮬레이터는 각종 첨단 기술의 총집합체다. 구질과 탄도, 론치각 등 기존 스윙 분석기의 기능과 고품질 그래픽, 음향, 전문 데이터 등이 결합됐다. 그만큼 꾸준한 기술 진화가 필수다. 재료공학도 출신으로 2009년 본격적으로 골프 시뮬레이터 회사를 운영한 석 대표는 기존에 없던 기술력으로 단기간에 크리에이츠의 성장을 이끌었다.

적외선 골프 센서, 초고속 카메라 센서를 비롯해 골프공의 오목한 부분인 딤플의 움직임을 인식해 스핀을 측정하는 딤플 옵틱스(Dimple Optix) 특허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볼 마킹 없이 딤플 회전만으로도 샷을 정밀 분석하는 센서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기술이다.

골프 시뮬레이터의 샷 측정 장치인 론치 모니터는 정확한 데이터가 필수 요소다. 석 대표는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엔지니어로 구성된 회사"라며 "60% 이상의 자원을 연구개발(R&D) 인력에 투자해 제품의 기획, 설계, 개발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고 제품 검증도 매우 엄격하게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유니코는 미국 시장 진출 초기부터 소비자의 목소리와 니즈에 귀를 기울였다. 주로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 시뮬레이터가 자리 잡은 한국과 달리 미국은 론치 모니터의 90% 이상을 개인이 집에 설치해 사용한다.

석 대표는 "시장조사 결과 일반인이 론치 모니터를 집에 설치할 때 어렵다는 것이 큰 걸림돌로 파악됐다. 그래서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소비자 경험과 설치의 편리함을 고려해 설계했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여 선택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것도 미국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개 모델 가격이 2만5000~3만달러에 달하는 타사에 비해 유니코는 5개 모델에 2750~1만3000달러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석 대표는 "론치 모니터를 사용할 때 촬영되는 영상을 그대로 다 보여준 것도 골퍼들이 진정성 있게 느낀 것 같다. 미국에서 영상을 보여준 것은 유니코가 처음이었다. 다른 회사에는 아예 없거나 최근에 비슷한 기술을 선보였다. 대단한 기술은 아니지만 그만큼 골퍼들이 영상을 보면 더 많은 정보를 얻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니코는 크리에이츠 매출의 절반 이상을 발생시킬 만큼 가파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0년 192억원이었던 크리에이츠의 매출은 2023년 807억원까지 늘었다. 그중 58%를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였다.

미국 시장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니코는 다양한 사업 확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론치 모니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는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사물인터넷(IoT) 기반 무인 골프 스튜디오도 운영 중이다. 2023년에는 미국의 퍼터 브랜드 이븐롤을 인수하기도 했다.

석 대표는 "무인 골프 스튜디오는 아직 대중화되지 않았지만 높은 미래 가치를 지닌 모델이다. 이븐롤을 인수한 것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에게까지 영향력을 확장하려면 현지에서 잘 알려진 브랜드와 함께 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향후에는 퍼터 전용 시뮬레이터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판매 채널 확장과 함께 미국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라며 "북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3년 안에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 오는 7일부터 사흘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 B홀에서 열릴 2025 매일경제·한국프로골프(KPGA) 골프엑스포에 참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석 대표는 "국내에는 아직 기업 간 거래 중심의 아카데미 같은 공간 사업이 주를 이뤘지만 기술 발전에 힘입어 제품이 점차 단순화되고 사용 편의성도 개선되고 있다. 향후 3~4년 내에 국내에서도 대중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론치 모니터라고 하면 아직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매일경제·KPGA 골프엑스포에서 유니코의 다양한 최신 기술과 콘텐츠를 좀 더 쉽게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