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 [이동환의 앤드원] 작전판: 지미 버틀러의 GSW 데뷔전은 왜 놀라웠나
본문

지미 버틀러가 화끈한 데뷔전을 치렀다.
지미 버틀러는 9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에서 열린 2024-2025 NBA 정규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시카고 불스의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지난 6일 트레이드를 통해 골든스테이트 유니폼을 입은 버틀러의 이적 후 첫 경기.
트레이드 직전까지 있었던 '태업 논란', '노쇠화 논란'이 무색하게 이날 버틀러는 28분 40초 동안 25점 2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의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무려 13개의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상대 수비를 농락했는데, 이는 자유투 유도 능력이 뛰어난 버틀러의 강점이 그대로 드러난 대목이었다.
이밖에도 버틀러는 그간 골든스테이트에서 볼 수 없었던 공격 옵션을 새롭게 창출, 골든스테이트의 팀 오펜스의 흐름을 바꾸어 놓았다.
특히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씰(seal) 동작과 컷을 통한 페인트존 공략이었다.
과거부터 버틀러는 자신의 피지컬을 활용해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능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버틀러의 신장은 201cm로 아주 큰 편은 아니다. 그러나 무게 중심이 낮고 워낙 힘이 좋아 상대 수비를 등지고 밀고 들어가는 씰(seal) 동작이 상당히 위협적이다. 농구 IQ가 높아 상대 수비의 대형과 움직임을 보고 들어가는 컷 동작도 뛰어나다.
3점슛의 시대 속에 스윙맨으로 뛰고 있음에도 버틀러는 특유의 씰과 컷 동작을 통해 림을 어택하거나, 페인트존 근처에서 짧은 점퍼로 야투를 쏟아내는 방식으로 득점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골든스테이트 소속으로 치른 데뷔전부터 이 강점이 잘 드러났다.

위 장면을 함께 살펴보자.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브랜딘 포지엠스키가 사이드 라인을 몰고 하프라인을 넘어오자 마자, 버틀러가 빠른 드래그 스크린을 세팅한다.

이에 시카고는 스위치로 대응하자, 버틀러가 포지엠스키를 막던 수비수를 몸으로 밀며 끌고 들어간다.

버틀러의 몸싸움은 림 아래까지 계속됐다. 버틀러가 등과 엉덩이를 활용해 밀고 들어가는 씰 동작을 통해 집요하게 페인트존 가운데 포지셔닝한다.
이때 다른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은 철저하게 페인트존 바깥에서 기다리며 버틀러의 씰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
결국 버틀러가 볼을 받았고 득점을 만들어냈다.

버틀러의 집요한페인트존 공략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위 장면에서는 시카고의 스위치 수비로 인해 순간적으로 버틀러와 케빈 허터가 미스매치가 됐다. 그러자 버틀러는 자신의 무게 중심을 페인트존 안쪽에 두고 허터를 밖으로 밀어내는 씰 동작을 가져갔다.

이를 놓치지 않고 드레이먼드 그린이 포물선을 그리는 높은 패스를 버틀러에게 투입하자, 몸싸움이 약한 허터는 버틀러의 씰 동작을 저지하려다 결국 버틀러를 밀어버리고 만다.
그러자 버틀러가 이를 놓치지 않고 공중에서 그대로 슛을 시도, 득점을 성공하며 3점 플레이를 만들어낸다.

버틀러의 페인트존 공략 움직임과 스테픈 커리의 그래비티가 시너지를 내는 장면도 있었다.
골든스테이트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며 세컨드 공격 기회를 얻었고, 커리가 볼을 가지고 있자 지미 버틀러가 빠르게 커리에게 달려가 볼 스크린을 세팅한다.

상대의 스위치 수비를 예상한 버틀러가 스크린을 걸자마자 미끄러지듯 페인트존으로 뛰어가는 '픽앤 슬립' 동작을 가져간다.
커리의 기습적인 3점슛을 의식한 버틀러의 마크맨은 스위치로 커리의 슛을 견제하기 위해 뛰어나가고, 커리를 막고 있던 수비수는 버틀러의 슬립 동작으로 인해 버틀러를 놓치고 만다.

커리가 버틀러를 위해 이번에도 볼을 포물선 그리듯 높게 올려주는 패스를 시도한다.
곧바로 시카고의 대응이 이어진다. 반대 코너에서 드레이먼드 그린을 마크하던 수비수가 무주공산이 된 페인트존을 커버하기 위해 버틀러 쪽으로 달려온다. 위크사이드(볼이 없는 사이드) 코너에서 이뤄지는 헬프다.

버틀러가 볼을 잡고 착지하자, 헬프를 온 코너 수비수가 버틀러를 마크, 순간적으로 버틀러가 2명의 수비수에 둘러싸인다.
그러자 자유로워진 반대 코너의 드레인드 그린이 컷인하면서 페인트존에서의 찬스를 노린다.

하지만 버틀러는 개의치 않는다. 왼손으로 페인트존에서 슛을 시도, 득점을 마무리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위 장면처럼 이날 버틀러는 약속된 오펜스 패턴 안에서 상대 수비의 역동작을 이용해 컷으로 페인트존으로 침투해 손쉬운 덩크를 만들어내거나, 자신을 마크하던 수비수가 다른 헬프를 위해 다른 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역이용, 드리블 돌파를 통해 파울을 얻어내기도 했다.
단 한 경기에 불과하지만, 데뷔전에서 지미 버틀러가 보여준 공격은 그간 골든스테이트에서 볼 수 없었던 무서운 옵션이었다.
향후 버틀러의 플레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NBA 경기장면 캡쳐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