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이러다 '99즈' 해체 위기? "빈아, 신지야 우린 떨어지지 말자"…'5선발 경쟁' 승리 절박하다 [시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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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에 남은 '99즈'는 이제 단 3명뿐이다. 지난해 정철원과 전민재가 롯데 자이언츠로 트레이드 이적하면서 곽빈·김민규·박신지 이렇게 투수 3명만이 99즈로 두산에 남아 있다. 올해 5선발 경쟁에 임하는 김민규의 마음가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99즈 해체를 막기 위해선 그만큼 5선발 경쟁 승리 역시 절박하다.
1999년생 우완 김민규는 2018년 신인 2차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2020시즌 김민규는 1군 마운드 위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렸다. 김민규는 2020시즌 29경기(53.1이닝)에 등판해 1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 4.78를 기록했다. 이어 2020년 한국시리즈에서 세 차례 등판해 1패 1세이브 평균자책 1.42로 호투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등판(5.1이닝 4피안타 1탈삼진 1볼넷 1실점)는 차세대 우완 에이스 탄생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그림이었다.
하지만, 김민규는 이후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여주진 못했다. 김민규는 2021시즌 31경기(56.1이닝) 등판 2승 3패 평균자책 6.07을 기록한 뒤 상무야구단에 입대해 군 문제를 해결했다. 2023시즌(6경기 등판) 팀으로 돌아온 김민규는 2024시즌 13경기 등판(25이닝) 1패 평균자책 4.32, 19탈삼진, 19볼넷으로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어쩌면 김민규는 5년 전과 같은 강렬한 인상을 꼭 남겨야 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다. 김민규는 2025시즌을 앞둔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5선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콜 어빈·잭 로그·곽빈·최승용까지 1~4선발 윤곽을 그렸다. 5선발 자리를 두고 김민규를 포함한 최원준, 김유성, 최준호 등이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최근 호주 블랙타운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민규는 "개인적으로 가을에 투구 페이스가 올라오는 편이라 그걸 조금 당기고 싶어서 캠프 초반부터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고 있다. 지난해는 시즌 중간 극상근 부상을 당해 완전히 꼬였었다. 안 다치는 것도 중요한데 우선 내가 원하는 페이스로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전했다.
상무야구단 제대 뒤 생각만큼 야구가 풀리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김민규는 "1군과 2군에서 내 투구가 완전히 달랐다. 밑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오는데 위에만 가면 내 공을 못 던지는 상황이 계속 나왔다"며 "심리적인 부분이 컸다고 생각한다. 어린 투수들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이번엔 완벽하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나를 계속 옥죈 느낌이다. 그나마 지난해 막판부터는 그런 마음을 조금 내려놨다"며 고갤 끄덕였다.
스프링캠프 5선발 경쟁 흐름에 포함된 김민규는 다양한 변화구 배합을 통해 선발로서 자신의 강점을 보여주고자 한다.
김민규는 "5선발 경쟁에 많은 투수가 포함됐는데 경쟁이 심해야 팀도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김)유성이랑도 같은 방을 쓰면서 내가 배우는 게 많다. 경쟁하되 선의의 경쟁으로 배울 건 배워야 한다. 물론 봐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들 열심히 임하되 결과는 승복해야 한다. 나는 지금까지는 속구 페이스가 가장 좋은데 이제부터는 변화구에 신경 쓰려고 한다.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세 가지 구종을 똑같은 비율로 던지는 게 중요하다. 속구 구속이 빠른 편이 아니라 그런 식으로 타자들에게 혼돈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어스 '99즈'에서 이제 남은 건 곽빈과 김민규, 그리고 퓨처스팀 스프링캠프로 떠난 박신지 3명뿐이다.
이에 대해 김민규는 "1999년생 동기 중에 이제 3명만 남았다. 남은 친구끼리 잘해서 더는 떨어지지 말고 다 붙어 있자고 얘기했다. 나는 이제 살아남아야 하는 처지"라며 "롯데로 떠난 (정)철원이는 어딜 가도 잘할 친구다. (전)민재는 나와 붙으면 알아서 땅볼을 치고 죽어줄 것으로 믿는다(웃음). 계속 속구만 던져달라고 하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민규가 5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아 5년 전과 같은 한국시리즈 호투를 재현한다면 그보다 더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없다.
김민규는 "팀에 어린 친구들이 많아졌는데 예전과 다르게 정말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진지하고 배울 게 많더라. 캠프 분위기만 보면 지난해보다 팀이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일단 나부터 지금 경쟁에서 살아남는 게 먼저다. 그리고 1군 마운드에 올라가면 나 자신을 스스로 몰지 않고 하던 대로 차분하게 공을 던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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