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김도영과 거포들이 뒤에 기다린다… 또 박찬호에 쏠린 눈, FA 대박 공식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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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연속 3할 유격수의 타이틀을 따낸 박찬호는 올해도 팀의 리드오프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KIA타이거즈

▲ 3~6번에 강력한 장타자들이 버티고 있음을 고려할 때, 박찬호의 출루율은 팀 전체 득점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범호 KIA 감독은 지난해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할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펼친 김도영의 타순은 3번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김도영의 활약상과 출루율을 생각해 1번 투입도 고려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지만, 이 감독은 그렇게 되면 김도영의 체력적 문제가 심해질 것으로 봤다. 중심 타선의 연결 몫까지 여러모로 3번이 좋다고 봤다.
실제 지난해 김도영은 3번 타순에서 380타석, 2번 타순에서 168타석에 들어섰다. 주로 3번이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큰 성공을 거뒀기에 굳이 올해 무리를 해 바꿀 이유가 없는 까닭이다. 대신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 타자인 패트릭 위즈덤의 가세로 클린업의 타순은 조금 바뀔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KIA의 붙박이 4번 타자는 최형우였다. 최형우는 4번에서 471타석을 소화했고, 이는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많이 4번에 들어선 나성범(85타석)보다 훨씬 많은 것이었다. 다만 장타력을 갖춘 위즈덤이 4번을 칠 가능성이 높아졌고, 최형우와 나성범이 그 뒤를 받칠 전망이다. 어쨌든 어떻게 조합하든 굉장히 강력한 파워와 클러치 히팅 능력을 갖춘 3~6번 타순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인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포기하고 위즈덤을 데려온 것도 다 이런 그림을 위해서 한 모험이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팀을 떠나면서 1번 타순에 대한 선택지 하나는 줄어들었다. 소크라테스도 1번을 자주 보던 선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었다. 실제 지난해 팀에서 두 번째로 1번 타순에 많이 들어간 선수가 바로 소크라테스였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박찬호(30)를 리드오프로 쓰겠다는 구상을 확정했다는 것과 다름 아니다. 박찬호는 지난해 팀 내에서 가장 많이 1번 타순(376타석)에 들어섰다.
사실 예전에는 1번과 어울리는 선수가 아니었다. 수비와 주루는 인정을 받는 것에 비해, 타격에서는 리그 평균보다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2년 이후 공격력도 올라오면서 타순이 당겨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박찬호는 2022년 타율 0.272에 이어 2023년에는 첫 3할(.301)을 쳤고, 지난해에는 타율 0.307로 경력 최고치를 찍었다. 출루율도 2022년 0.344, 2023년 0.356, 2024년 0.363으로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 감독은 박찬호가 전형적인 출루형 선수는 아니지만, 출루율 0.360 이상만 기록해도 1번 타자로서 충분한 값어치가 있다고 강조한다. 일단 살아 나가면 상대 마운드를 괴롭힐 수 있는 주자고, 클린업 트리오의 장타 때 홈까지 내달릴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2022년 이후 3년간 1번 타순에서만 935타석에 들어섰는데 이는 팀 내 2위인 류지혁(400타석), 3위 김도영(194타석)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이 정도면 붙박이 리드오프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 박찬호가 리드오프 유격수 자격을 성공적으로 증명한다면 그 자체로도 FA 시장에서의 가치는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KIA타이거즈
박찬호는 3년간 리드오프 자리에서 타율 0.295, 출루율 0.352를 기록했다. 아주 이상적인 출루율은 아니지만, 또 아주 나쁜 출루율은 아니었다. 타점도 제법 많이 올린 기억이 있다. 이 성적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프리에이전트(FA) 대박 공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2025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박찬호는 FA 자격을 얻는다. '리드오프 유격수'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장에 나간다면 그 자체로 가치는 크게 치솟게 되어 있다.
유격수는 체력 부담이 심하다. 3루수는 자신의 머리 뒤로 넘어가는 공은 그냥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반대로 유격수는 좌익선상까지 뛰어 가야 한다. 내야에 애매하게 뜬공도 유격수가 쫓아가야 하고, 내야와 외야 사이에서 애매하게 뜬공도 역시 유격수는 달려가야 한다. 그 외에 잔플레이도 많다. 그래서 유격수와 리드오프는 양립하기가 쉽지 않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선수들에게만 해당되는 타이틀이다.
박찬호가 올해 출루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리드오프감이 부족한 많은 팀들에게 어필을 할 수 있다. 체력 부담이 심하기는 하지만 박찬호는 지난해에도 리드오프로 뛰며 3할을 쳤다. 경기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고 말하고, 스스로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3년 연속 3할 유격수 타이틀에 높은 출루율까지 보유한다면 시장에서의 가치가 지금 생각보다 훨씬 더 클 수도 있다.
김태우 기자( [email protected] )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477/0000533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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