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 프로야구 스타들은 왜 기부에 인색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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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김도영(22·KIA)의 해였다.
타율 0.347·홈런 38개·109타점·143득점·도루 40개를 기록하며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로 '30(홈런)-3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팀의 통합우승 주역으로 활약했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기자 투표에선 94%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그는 이 같은 맹활약으로 2025년 계약서에 역대 4년 차 최고연봉인 5억원에 도장을 찍었고, 지난 1월에는 유니폼 판매 수익 등으로만 4억원을 벌었다.
이런 김도영이 지난해 12월 각종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쓴 건 두말할 필요가 없다.
김도영은 시상식에서 기자들 질문에 "통장에 계속 돈이 들어오긴 하는데 무슨 돈인지 몰라서 일단 모으고 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느닷없이 '졸부'가 된 김도영은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의 모교인 광주 대성초교와 동성중고를 찾아 각각 1000만원 상당의 야구용품을 기증했다.
김도영은 4~5년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었을 때 계약금과 연봉으로 100억원 안팎의 거금을 쥐게 될 것이므로 향후 '통큰 기부'를 기대해본다.

김도영, 두 달간 연봉 등 10억원 벌어
일반적으로 야구는 물론 모든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기부에 인색한 편이다.
많은 돈을 벌었어도 이는 초·중·고 시절뿐 아니라 프로 입단 후 혹독한 훈련과 치열한 경쟁을 이겨낸 당연한 보상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피와 땀으로 이룬 성과인데, 오로지 나와 가족의 부유한 삶을 위해 축적해야 한다는 일념일 것이다.
여기에 대해 남이 탓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남긴 말처럼 "팬들이 없으면 선수들은 그저 공놀이하는 사람들일 뿐" 이다.
운동선수로서 성공해 부자가 됐을 때 한번쯤은 팬은 물론 불우한 이웃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일단 사회적 기부의 상징인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가입 실적을 살펴보자.
가입 대상이 5년 내 1억원 이상 기부했거나 약정한 개인기부자들인데 2007년 이후 전국적으로는 3619명(2월 4일 현재)이다.
이 중 종목별 스포츠 선수(감독, 코치 포함) 기부자는 총 35명으로 골프 16명, 야구 11명, 축구 5명 순이다.
특이한 건 골프가 야구를 크게 앞선다는 것.
야구는 메이저리그에서 큰 활약을 했던 박찬호(52), 추신수(43), 류현진(38)은 1000억원 이상 자산가이고, 국내에서 100억~500억원을 번 선수는 이승엽(49·두산 감독·일본 경력 포함), 최 정(38·SSG), 김광현(37·SSG, 미국 경력 포함), 오승환(43·일본, 미국 경력 포함), 강민호(40·이상 삼성), 양의지(38·두산), 김현수(37·LG), 양현종(37·KIA), 이대호(43·전 롯데·일본, 미국 경력 포함) 등 20명이 넘는다.
여기에 올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이정후, 김하성(29·탬파베이 레이스), 김혜성(25·LA다저스)은 2~3년 내 500억원 이상 스포츠 갑부 대열에 오른다.
야구 스타들, 프로골퍼보다 기부 적어
이에 반해 골프선수들의 수입은 야구보다 턱없이 적은데도 기부는 훨씬 많이 하고 있다.
지난해 남자 프로골퍼 상금 1위는 장유빈(23)으로 유일하게 10억원을 넘어서 11억2900만원을 기록했다.
인기가 남자보다 더 많은 여자 골퍼는 1위 윤이나(22)의 12억1100만원 등 10억원 넘는 선수는 4명에 이른다. (소속사 연봉 및 광고료 제외)
이를 보면 프로야구 스타들이 사회적 기부에 매우 인색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야구선수로 대성한 만큼 야구 관련 기부는 가끔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모교인 수영초·부산중고에 야구 장학금, 야구장 시설 보완 등 총 6억원을 지원해 화제를 모았다.
강민호는 경남 양산시에 2억원을 희사, 2016년 1월 물금읍에 '강민호 야구장'(양산시 3억원 부담)을 짓는 데 큰 보탬이 됐다. 류현진은 2023년 9월 '류현진 재단'을 설립해 야구 캠프 유망주 및 희소 난치병 환아 장학사업을 돕고 있다.
롯데의 '안경 에이스' 박세웅(30)은 매년 2000여만원을 들여 부산 지역의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안경을 제작해 주고 있다.
연봉 3800만원인 삼성 김영웅(22)은 지난 연말 모교인 물금고에 후원금 및 야구용품 구입을 위해 2500만원을 기부하는 선행을 했다.
일반인 개인기부 늘지만 야구 스타는 잠잠
그렇지만 수입에 비해서는 기부가 너무 적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비상사태 선포와 잇단 탄핵의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한국 경제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는 건, 국내외 경제전문가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국민들 누구나 느끼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기부가 줄었을까. 그렇지 않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두 달간 진행한 '희망 2025 나눔 캠페인'에서 당초 목표액인 4497억원을 돌파, 역대 최다인 4886억원이 모금됐다.
이는 "경기가 침체될수록 오히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는 것"이라고 기부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개인 기부가 증가하고 있는 것.
국세청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기부금 총액은 16조280억원인데 개인 기부가 72%인 11조5444억원을 기록했으며 2024년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기부에는 지난 25년간 10억원 넘게 기부한 전북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대표적이다.
사는 것이 빠듯한데도 악착같이 돈을 모아 1억원을 기부하거나 유산 기부를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여기에 평생 다 쓰지도 못할 100억원 이상(세금 포함)을 벌고도 대다수 프로야구 스타들이 불우이웃을 돕는 데 동참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가입은 2012년 12월 김태균(전 한화)이 첫 테이프를 끊었는데 11번째 박세웅의 2023년 7월 이후 1년7개월째 기부 소식이 없다.
기부를 하면 '어부지리'도 생긴다.
연봉 5억원 이상인 선수가 1억원을 기부하면 최소 10%의 면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이런데도 선뜻 지갑을 열지 않는 것은 극단적 이기심의 발로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대로 야구 스타들이 '몰래 선행'을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200명에 가까운 야구기자(인터넷매체 포함)들이 구단 관계자 및 선수 개인을 통해 기사거리를 샅샅이 취재하고 있어 '보도되지 않은 기부'는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몇 년 전에는 모 선수가 구장 내 청소원에게 용돈 2만원을 준 것이 미담으로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사상 최다인 연 관중 1000만명 돌파로, 스타들이 부쩍 오른 몸값에 기뻐만 할 게 아니라 '노블레스 오블리주'에도 눈을 떴으면 한다.
김수인 야구 칼럼니스트·전 스포츠조선 야구대기자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053/0000048154
음 ,,,,,,,,, 물론 강요 할수는 없지만 야구가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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