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구] [62춘계] 선수 연고제 시행 8년 차, 최초 프로선수 등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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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해남/배승열 기자] 놓칠 수 없는 상징성, KBL에 입성할 연고 지명 선수 나올까?
지난 12일 전라남도 해남군에서는 한국중고농구연맹(회장 박소흠)이 주최, 주관하는 '제62회 춘계 전국남녀중고농구연맹전 해남대회'가 열렸다. 남자 중등부 예선으로 시작된 대회는 14일 대회 3일 차에 남자 고등부도 예선에 돌입한다.
지난 2024 KBL 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홍대부고 박정웅(정관장), 경복고 이근준(소노)이 호명됐다. 여기에 2라운드 1순위로 송도고 이찬영(KCC)까지 프로의 부름을 받으며 KBL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3명의 고등학생이 프로에 진출하면서 자연스럽게 2025년 고교 선수들에게도 많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올해로 8년 차를 맞은 KBL 연고 지명 선수 제도가 주목된다.
지난 2018년 1월 1일, KBL은 선수 수급 채널의 다변화와 저변 활성화, 프랜차이즈 선수 발굴 육성 등을 목표로 선수 연고제를 시행했다. 선수 연고제는 각 구단에서 운영하는 유소년 농구 클럽 등록 선수 가운데 잠재력이 판단되는 14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년 최대 2명까지 연고 계약을 맺고 육성해 고등학교 졸업 후 드래프트 절차를 거치지 않고 해당 구단에 입단할 수 있도록 했다.
SK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2018년 2월 SK는 당시 단대부중 2학년 안세환, 편시연을 연고 선수로 등록하며 'KBL 제1호 연고 선수'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으로 진학하며 연고 지명 선수의 프로 입단 역사는 다음으로 미뤄졌다.
2019년 9월 SK는 다시 김성훈(당시 휘문중2)과 에디다니엘(당시 늘푸른초6), 두 선수를 새 연고 선수로 지명했다. 세 달 뒤 현대모비스도 김건하(당시 천곡초6)를 구단 최초 연고 선수로 지명해 구단 미래의 새로운 퍼즐을 추가했다.


2025년 김성훈이 경희대로 진학하며 KBL 연고 지명 프로 입단 1호 선수의 타이틀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선수들에게 넘어갔다. 그렇게 용산고 에디다니엘과 무룡고 김건하는 KBL 1호 연고 지명 프로 선수 타이틀에 근접하며, 2025년 고교 무대를 시작했다.
두 선수는 과거 유소년 클럽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SK와 현대모비스에 눈도장을 찍었다. 서로의 기억은 다르지만 에디다니엘은 "유소년 무대에서 (김)건하와 맞대결에서 1승 2패로 밀렸다"며 김건하는 "1승 1패로 기억한다"고 웃었다.
유소년 무대를 넘어 엘리트 무대에 안착한 두 선수는 꾸준히 코트에서 경쟁하며 서울 SK와 울산 현대모비스를 대표하는 선수로 주목받고 성장했다.
김건하는 "(울산을 대표하기에) 아직 많이 부족하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노력해서 울산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에디다니엘은 "(연고 지명 당시) 농구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로 기억한다. 농구를 아예 몰랐다. 많은 팬이 있는 경기장에서 미래의 SK가 될 선수라고 환영과 박수를 받은 순간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 인상 깊은 순간이다. 열심히 더 열심히 해야 하고 하게 된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서울과 울산. 각자의 성장 환경이 다른 두 선수지만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서로 경쟁하고 함께 성장했다. 유소년 무대를 넘어 엘리트 무대를 접수한 둘은 청소년 대표팀도 함께 하며 각자의 포지션에서 넘버원을 다퉜다.

먼저 에디다니엘은 "유소년 무대는 물론이고 엘리트 중등 무대에서도 경쟁했다. 자주 코트 안팎에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또 코트 안에서는 경쟁하는 라이벌, 경쟁심도 생겼다. 청소년 대표팀을 통해 처음 같은 팀을 하면서 더 친해졌고 내가 알던 것보다 건하는 더 좋은 선수라고 느꼈다. 실력은 물론이고 성격 여기에 같은 학년으로 말하기 부끄럽지만 인성도 바른 선수라 함께 하면서 더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준 친구다"고 이야기했다.
김건하 또한 "니엘이랑(에디다니엘) 초등학생 때부터 친했다. 대표팀에서는 룸메이트로 지내며 서로 의지할 만큼 좋은 사이가 됐다. 나는 내 포지션에서 넘버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잘하자는 생각이다"고 밝혔다.
2022년 두 선수는 용산중과 화봉중 에이스로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첫 대회였던 춘계연맹전에서는 용산중이 우승(화봉중 불참), 두 번째 대회 협회장기에서는 화봉중(용산중 불참)이 우승했다. 그리고 세 번째 연맹회장기에서 두 학교는 8강에서 만났고 팽팽한 승부 끝에 60-58로 화봉중이 웃었다. 김건하는 22점 12어시스트 9리바운드로 활약했고 에디다니엘은 18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용산중을 꺾은 화봉중은 준결승을 넘어 결승에서 휘문중을 누르고 우승했다.
2025년 고등학교 3학년 두 선수는 다시 팀 에이스로 첫 대회를 앞뒀다. 두 선수가 만약 예선을 통과한다면 다시 높은 곳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김건하는 "고등학생으로 보내는 마지막 1년이다. 재밌는 농구를 보여주고 싶고 신장이 낮아도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에디다니엘과 코트에서 만나면 재밌는 경기를 하고 싶다"며 에디다니엘 또한 "원래 부담을 잘 안 받는 성격이지만 3학년이고 주장이 되니 책임감이 생기면서 첫 대회를 앞두고 긴장을 느꼈다. 지금까지 매 대회 매 경기 항상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올해는 더욱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임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끝으로 구단의 연고 지명 선수로 프로 진출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에디다니엘은 "당장은 눈앞에 있는 대회가 우선이다"며 "당연히 SK 선수로 뛰는 생각, 상상을 한 적이 있다. 어릴 때부터 SK와 국가대표 경기를 보면서 나도 저 자리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팀이 승리하기 위해 내가 가장 잘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드려야 나 또한 행복하게 농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건하와 각자의 연고 지명 프로 선수로 코트에서 만나고 싶다. 그렇게 된다면 유소년부터 엘리트까지 함께 경쟁하고 지낸 시간이 떠오르면서 지금처럼 좋은 친구, 좋은 라이벌로 꾸준히 함께 좋은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하도 "나 또한 평소 혼자 상상해 봤지만,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현재에 더 집중하고자 생각해서 아직 잘 모르겠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모습과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무룡고는 남고부 C조에서 양정고, 휘문고, 홍대부고와 용산고는 E조에서 청주신흥고, 배재고, 천안쌍용고와 본선 진출을 위해 경쟁을 펼친다. 2025년 한국중고농구 무대에서 KBL 연고 지명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면 어떨까? 경기는 한국중고농구연맹 유튜브에서 전 경기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다.
*에디다니엘(용산고)과 김건하(무룡고) 경기 일정
14일 14시 용산고vs천안쌍용고, 17시 무룡고vs홍대부고
15일 14시 용산고vs청주신흥고, 15시 30분 무룡고vs휘문고
16일 12시 30분 용산고vs배재고, 17시 무룡고vs양정고
#사진_배승열 기자, 점프볼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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