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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 [황환수의 골프인문학] 발표 무대처럼, 다시 연주할 수 없는 '필드 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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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바로 아이언과 드라이버 골프채를 들고 볼을 타격해 우수한 골퍼들에게 상금을 수여하는 콘테스트가 열린다면 어떤 골퍼들이 지원할까?

아마도 자신의 골프실력을 확신하는 골퍼들이 가장 먼저 지원서를 접수할 것이다. 그리고 골프의 재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연습에 땀과 시간을 엄청나게 쏟아 부은 골퍼들도 신청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재능만 믿고 연습을 게을리한 골퍼들도 참여율이 높을까? 대체로 참가율이 낮을 게 뻔하고, 신청하더라도 상금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아주 단순하지만 골프 잘하려면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가령 그림과 피아노는 일정한 테크닉을 지니고 있고 웬만한 수준으로 실력 발휘하더라도,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 대중들에게 감동을 전하는 건 쉽지 않다. '장난 하나?'는 평가 정도를 벗어나는 수준에 이르기에도 많은 노력과 땀을 흘리는 시간이 요구된다.

하물며 화가 지망생과 피아노 지망 학생은 스스로 만족할 만한 수준에 오르기까지 극한의 노력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건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골프에서의 연습과 노력은 연습장 또는 파3 연습장이나 퍼팅장에서 구체적인 실행으로 기술 향상을 꾀해야 마땅하다. 이 연습의 공통점은 볼을 여러 개 반복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림이나 피아노처럼 잘 그려지지 못한 그림은 찢어버리고, 또는 처음부터 곡을 다시 연주하는 것처럼 반복의 습관을 통해 기술을 향상 시킨다는 사실은 동일하다. 그러나 골프 필드 라운드는 또 다른 실전의 장이다. 마치 피아노를 발표하는 무대나 그림의 전시회 같은.

안타깝게도 일부 골퍼들은 이 실전의 라운드를 연습장 무대로 둔갑시키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연습하는게 어때?"라는 동료의 간절함이 담긴 염려를 단박에 무시한 채 "아니, 나는 필드 골프장에서 연습해"라며 너무나 당연한 대답처럼 답한 이 골퍼는 연습과 실전의 차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피아노 발표 무대에서 "다시" 하며 재연주를 시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태도임이 분명하다.

골프도 필드 현장에서 두 번의 기회를 허락하지 않는다. 다만 분실된 공으로 판정될 때 벌점을 인정한 뒤 재시도할 수 밖에 없듯이 모든 샷은 처음이어야 한다.

그러나 연습은 반복된 학습을 실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연습장처럼 운영하는 골프장을 제외한) 현장의 세계, 모든 필드 골프장은 정확한 시합의 PGA룰을 적용 받는다. 연습 없는 시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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